자신의 마음에 집중하고 자신의 마음을 이야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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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누구에게나 엄마가 필요하다 프로그램 참여자로 오셨나요?”

 

내 손은 탁자 위 집기 정리에, 내 눈은 낯선 40대로 뵈는 여자분을 향했다. 내 짐작이 맞았다. 분주히 움직이던 손을 멈추고 프로그램 시작 시각 12시를 안내하고 행사장 밖 의자에 앉아 기다려 달라고 양해를 구했다. 그때 시각은 11시 30분 즈음이었고, 운영을 위한 환경 세팅이 덜 된 상태였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세팅을 마무리하는 내내 밖에서 기다리는 참여자분이 마음 쓰였다. 앉은 의자는 불편하지 않은지, 혼자서 지루하지 않은지 등 마음은 밖으로 나갔지만 몸은 그러지 못하고 끙끙거렸다. 다행히 10분 즈음 지나고 또 한 분이 오시고 어느 순간 줄줄이 이어 참여자분이 오기 시작했다.

 

서둘러 모든 환경 정리를 마치고 입구에서 참여자를 맞이했다. 먼저 냉수를 일일이 대접하고 여력이 되는 활동가 일손 모두 동원해서 치유밥상을 대접했다. 동시에 우리 활동가들은 마음을 듬뿍 담는 모드로 설정하고, 몸을 가능한 한 신속하게 움직일 수 있는 상태로 변환했다. 나는 총책임자 역할이지만 너무 짧은 시간에 스무 명이 넘는 참여자 밥상을 나르다 보니 사전에 반찬 맛과 간 등을 직접 맛보지 못했다. 약간 걱정이 되었지만 담당 활동가님 역량을 믿었다.

 

드디어 프로그램 시작인 점심 시간이 끝나고 내가 나설 차례가 왔다. 두근두근하는 가슴을 누르며 참여자들 앞에 서서 제일 먼저 참여자분들에게 질문했다. “선생님들! 식사는 맛있게 드셨어요?, 저희가 차려 드린 밥상이 마음에 드셨나요?” 내 말이 떨어지기가 바쁘게 여기저기에서 ‘맛났어요! 좋았어요! 앉아서 밥상을 받아서 어색하고 황송했어요!’등의 긍정적 반응을 보여 주었다. 나는 나도 모르게 제일 먼저 답해 주신 참여자분과 눈을 맞추고 미소를 짓고 있었다. 얼마나 마음이 편해졌는지 순간 두근거리던 내 가슴은 스르르 진정이 되었다. 그렇게 맘프로젝트가 첫날 문을 활짝 열었다.

 

맘프로젝트 6주 과정 안내 영상을 본 뒤 진행 활동가한테 다음 순서를 넘겨주고 참여자 전체를 잘 볼 수 있는 위치로 이동했다. 순서에 따라 참여자 소개 - 마중물 이야기 보기 - 기억에 남는 일 떠올리기 - 드디어 오늘의 이야기 시간이 되어서야 약간의 여유를 찾았다. 잔잔해진 내 마음과는 다르게 참여자분들은 조원별로 주고받는 이야기가 미처 봉오리도 맺지 않고 피어나는 꽃처럼 어느새 활짝 피어나고 있었다. 어떤 꽃잎에는 울분이, 어떤 꽃잎에는 억울함이 묻어 있었다. 또 어느 때 꽃잎에는 잠깐씩 하하 웃음꽃, 훌쩍훌쩍 울음꽃으로 변하기도 하고 때로는 이슬방울이 그 꽃잎에 또르르 굴렀다. 맘프로젝트를 전혀 모르는 사람이 그 광경을 보고 들었다면 마치 좀 색다른 이야기를 보는 듯했을 것 같다. 그런데 가끔 참여자들이 휴지로 눈가를 훔치는 모습에 옆 사람도 덩달아 같은 모습으로 변하는 걸 봤다면 그 이야기가 참 감동적인 것으로 짐작했을 것이다.

 

80분간의 이야기가 끝나고 ‘조별 나누기-전체 나누기-시’로 이어진 맘프로젝트는 돛을 달고 순항을 하며 잔잔한 물결을 일으켰다. 그 물결은 참여자들에게 때때로 휘청거리던 자신의 감정에서 빠져나와 때로는 가까이서 때로는 멀리서 자신과 대면하도록 손짓을 하는 것 같았다. 이번 성동구 참여자들은 전체 나누기에서 ‘어디서도 꺼내지 못한 내 얘기를 꺼낼 용기가 났다, 세대 차이 땜인지 서로 느낌이 겉도는 것 같았다, 내 할 말도 다 못했지만 다른 조원 얘기를 열심히 들었다, 언니 같은 조원이 내 말을 잘 들어주어 가슴에 맺힌 게 내려가는 것 같았다’등 오직 이야기 나누기와 관련된 느낌과 생각으로 가득하였다.

 

그동안 몇 번의 경험으로 이렇게 자신의 이야기와 다른 조원 이야기에 몰입해 듣고 반응했던 참여자 집단은 보지 못했다. 그럴 이유를 굳이 꼽아 본다면 참여자 대부분이 맘프로젝트를 인터넷에서 미리 알아서 등록하고 참여했다는 사실이다. 앞으로 이 프로그램이 널리 알려져서 스스로 찾아오는 참여자가 많이 모여 진행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바람을 품어 본다.

 

글 : 치유할동가 임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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