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마음에 집중하고 자신의 마음을 이야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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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애들 봐줄 테니 신청해봐.” 얼마 전 ‘누구에게나 엄마가 필요하다(이하 맘프)’에 다녀온 동생이 나에게도 한번 다녀오길 권했다. 정혜신 박사의 「당신이 옳다」를 감명 깊게 읽은 직후 주저할 이유가 없었다. 

 

아이를 낳고 키울수록 엄마에 대한 이해가 커져가면서도 동시에 상처가 다시 되살아나는 시간들을 겪었다. 한 번씩 그때의 일을 따져 묻기도 했지만, 엄마에게 인정과 사과를 받는 것은 불가능했다. 난 아이에게 상처를 물려주지 않으려 노력했고, 스스로 치유하고 해결해나가고 있다 생각했다. 그러나 올해 동생과 엄마와의 불화, 그리고 나의 셋째 임신 소식에 쏟아진 엄마의 폭언으로 겨우 딱지가 앉아 나아가고 있던 나의 상처에는 다시 피가 흐르고 있었다.

 

엄마가 미운 만큼 마음은 너무 괴로웠다. 엄마를 미워하는 죄책감, 장녀의 책임감 이런 것들을 안고 힘들게 가까운 사람들과 엄마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마다 나의 입은 열리지 않았다. ‘그래도 엄마 자나.’ ‘이제는 우리도 엄마를 이해할 수 있잖아.’ 언제나 이런 조언들로 나의 이야기는 더 이어질 수 없었다.

 

나의 감정을 덮어두고, 회피하고 지나쳐보려 노력하던 중, 나는 맘프를 만나게 되었다. 첫 번째 시간, 설레고도 두려운 마음으로 눈을 감고 6호선 지하철에 앉았다. 프로그램이 시작되고, 아주 깊은 곳 아래 숨겨둔 나의 슬픔과 만나는 느낌을 받았다. 처음 만난 사람들인데 울컥 눈물부터 났다. 모두 마음은 따뜻하게 활짝 열려 있지만 마음 놓고 나의 치부를 이야기할 수 있었다. 나의 고통을 어렵게 털어놓았을 때 다른 사람은 더 큰 고통을 고백했다. 나만 힘든 게 아니라는 것을 확인했을 때 받는 위로, 나의 마음을 공감 받았을 때 얻는 위로는 상상한 것보다 컸다. 

 

가을부터 초겨울이 올 때까지의 6번의 만남 동안 나는 나의 상처들을 다시 만나고, 실컷 울고 이야기로 쏟아냈다. 차마 꺼내지도 못했던 얘기를 꺼내어보니 한없이 가벼워지는 경험, 엄마를 실컷 미워하고 나니 다시 사랑하는 마음이 생겨나는 경험. 마음을 열고 참여한 만큼 나는 기대치 않았던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었다. 맘프가 후반으로 가고 있을 무렵, 엄마에게 다정하게 자주 연락하는 나를 발견했다.

 

“힘들었겠다”, “그런 마음 들 수 있어”, “나라도 엄마를 보고 싶지 않았을 것 같아”, ”이제 괜찮니? 네 잘못이 아니야.”

 

나의 진짜 엄마에게 또는 친구들에게 듣고 싶었던 말을 듣지 못했기에 나는 ‘엄마’를 만나러 성북동으로 갔고, 그곳에서 ‘엄마’의 사랑을 받고 돌아왔다. 엄마가 되어주신 치유활동가 및 같이 참여한 분들께 다시 한번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 봄에 태어날 셋째에게 가장 뜻깊은 태교를 한 것 같다. 나는 조금 더 따뜻한 엄마가 될 수 있을 것 같고, 이 마음을 주변인들에게 나눠주고 살아가겠다 다짐해 본다. 

 

“누구에게나 엄마가 정말, 꼭, 필요하다.”

 

글 : ‘누구에게나 엄마가 필요하다’ 이은영 참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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