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마음에 집중하고 자신의 마음을 이야기합니다

170821_02.jpg

 

170821_01.jpg

 

170821_03.jpg

 

직업상 또 성격상 속상하고 아픈 이야기를 잘하지 못하는 저는 카카오톡 플러스친구를 통해 전해지는 속마음버스를 마음으로 백 번도 더 타고 내렸습니다. 그러다가 ‘누구에게나 엄마가 필요하다’를 알게 되었고, 일정을 비워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아무도 아는 사람이 없는 낯선 곳으로의 여행. ‘어떤 사람들이 올까? 무엇을 할까?’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내가 날 위해 6주 동안 매일 같은 시간을 선물한다는 것. 그리고 나를 드러내야 한다면 실오라기 하나도 남기지 말고 다 비워야겠다는 굳은 결심. 두 가지 사실만으로 충분히 설레었고, 행복했습니다.

 

“우리 딸 바쁠까 봐 전화도 못 해. 그래도 밥은 잘 챙겨 먹어. 알았지?”

“언제 도착해? 어디야? 엘리베이터 탔어?”

갓 지은 밥이 조금이라도 식을까 봐 엄마는 제가 문을 열고 들어오는 시간을 맞추시느라 전화를 걸고, 걸고, 또 거시며 저의 위치를 확인하십니다.

“배가 든든해야 걱정도 안 생겨.”

“가만히 앉아 있어. 엄마가 갖다 줄게. 어서 많이 먹어.”

 

나이 마흔을 넘어 엄마의 밥상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아가고 있는데, 정성스럽게 차려진 밥상과 귀하게 대접해주시는 치유활동가님들….

“자리에 앉아 계세요. 저희가 가져다 드릴게요. 부족하면 말씀하시고요.”
시작도 전에 마음은 이미 엄마 앞에서 마냥 응석을 부리는 어린아이가 되어 버렸습니다. 

 

첫째 날. 내 인생에서 가장 추웠던 날을 꺼내라고 합니다. 처음으로 내 삶의 필름을 천천히, 아주 천천히, 그리고 자세히 들여다보았습니다. 왜 나만 이렇게 추워야 하냐고, 내가 뭘 그렇게 잘 못 했냐고. 끝도 없는 원망이 나를 짓눌렀던 때가 있었습니다. 갑작스런 동생의 죽음, 조카의 시한부 판정, 그리고 입만 열면 폭언을 쏟아내는 남편과의 별거.

 

아무것도 아니라고, 다시 시작하면 된다고, 너 때문이 아니라고, 너의 선택을 믿는다고!

 

제 마음은 하루도 자유롭지 못했습니다. 미친 듯이 일을 했고, 저의 선택으로 아빠를 잃은 아이들을 위해 온 힘과 마음을 쏟았습니다. 동생을 보내고 12년, 남편을 떠나 독립한 7년 동안 차츰 중심을 잡았습니다. 아이들도 건강하고 밝게 잘 자랐고, 쪼그라들었던 제 마음도 조금씩 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그날 알았습니다. 내 마음은 괜찮지 않았다는 것을. 괜찮은 척하느라 너무 많이 지쳤다는 것을. 두 아이들을 돌보느라, 무거운 짐을 지고 계시는 부모님을 챙기느라, 정작 저는 누구의 돌봄도 받지 못하고 있었다는 것을요. 우는 사람들들 달래주고 아픈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느라 저에게는 너무나 무심했다는 것을….

 

가만히 저의 이야기를 들어주었던 조원들, 그리고 프로그램이 끝나면 저를 꼬옥 안아주셨던 리더치유활동가님 덕분에 둘째 주부터 새로운 저만의 공간을 세울 수 있었습니다. 누구에게 보일 필요도 없고, 누가 볼까 두려울 필요도 없는 따뜻하고 튼튼한 공간을 그렇게 6주간 만들어 갔습니다.

 

그곳에 모인 우리는 다 아프고, 힘들었습니다. 아주 다른 색깔인 것 같지만, 가만히 들여다보면 모두 비슷한 색깔의 아픔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더욱 함께, 오래오래 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졌습니다.

 

누구에게나 엄마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따뜻한 밥상이 필요합니다. 6주간의 아주 특별한 여행으로 초대해주셔서 다시 한 번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수고해주신 치유활동가님들 사랑하고 존경합니다.

글 : ‘누구에게나 엄마가 필요하다’ 서대문구 11기 참여자


  1. 내 인생에 든든한 뒷배가 생긴 느낌

    자원활동가로 처음 치유활동을 신청하고 나서 셀렘과 잘할 수 있을까라는 작은 두려움이 생겼지요. 그 두려움은 「누구에게나 엄마가 필요하다」나편이 시작되기 전 전체 사전 모임에서 행복한 기다림으로 변했습니다. 나의 부족함을 다 채워주고도 남을 만한 넉넉하고 따뜻한, 함께 하는 치유활동가들의 마음을 보았기...
    2018-09-19 Wed file
    Read More
  2.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일

    어르신공감단 활동을 가는 날이면 나는 아침 일찍부터 서둘러 화장을 하고 옷매무새를 다듬는다. 활동할 장소에 늦지 않게 도착해서 마음을 가다듬고 어르신 맞을 채비를 한다. 나는 힘들게 살면서 누가 내 사연을 들어줄 사람도, 말할 곳도 없다는 것이 가장 힘들었었다. 누군가의 사연을 들어주고 함께 한다는 것이 ...
    2018-09-19 Wed file
    Read More
  3. 공감과 위로의 시간

    방송 구성작가로 살면서 많은 고민들을 안게 되었습니다. 초장시간 노동에 박봉, 불안정한 고용까지... 늘 불안함을 달고 살아가는 나날들에 지쳐있을 때쯤 공감인의 방송작가 대상 프로그램이 진행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순간 작가들에게 꼭 필요한 프로그램이라는 생각이 든 한편, 이런 고민들이 어떻게 해결될 ...
    2018-09-19 Wed file
    Read More
  4. 누구에게나 엄마가 필요하다 ‘나편’을 마치고

    직업상 또 성격상 속상하고 아픈 이야기를 잘하지 못하는 저는 카카오톡 플러스친구를 통해 전해지는 속마음버스를 마음으로 백 번도 더 타고 내렸습니다. 그러다가 ‘누구에게나 엄마가 필요하다’를 알게 되었고, 일정을 비워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아무도 아는 사람이 없는 낯선 곳으로의 여행. ‘어...
    2018-08-21 Tue
    Read More
  5. 어르신에 대해 새롭게 생각하다

    무더운 날이었다. 「누구에게나 엄마가 필요하다(이하 맘프)」 나편을 수료한 후 오랜만에 치유활동가분들을 뵐 수 있다는 생각에 기쁜 마음으로 헤이그라운드를 찾아갔다. 긴 시간 ‘치유원리와구조’ 강의를 듣고 꽤 피곤한 상태였는데, 예정에 없던 ‘어르신공감단’ 사전 교육 참가자 명단에 ...
    2018-08-29 Wed file
    Read More
  6. ‘치유원리구조’ 수업을 듣고

    가장 궁금했던 것이 있었다. 치유가 곧 공감이고, 그 원리를 설명해주는 시간이라면 적절한 대답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했다. “왜 우리는 공감(치유)이 필요할까?” 이 답에 대해서 조금은 아쉬우면서 조금은 인정할 수 있던 시간이었다. 치유원리구조 수업은 대략적으로 1~4주차의 구성, 5~6회차의 구성방...
    2018-08-29 Wed file
    Read More
  7. 누구에게나 치유(엄마)가 필요하다!

    처음 발견한 것은 페이스북 알바상담소를 통해서다. 마침 처음으로 학원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을 시기였다. 아르바이트로 인한 힘듦이 치유가 필요한 정도는 아니었다고 생각했으나, 나도 모르게 힘들다 말해버리고 지원서를 작성하였다. 지금 와서 돌이켜보면 아마 삶에 지치고 쉬고 싶은 마음을 이렇게나마 거칠게 표...
    2018-08-08 Wed file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 14 NEXT
/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