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마음에 집중하고 자신의 마음을 이야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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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치유활동 후기는 지난 나편 참여 때의 후기보다 고민이 많아 다시 머뭇거리기도 했고 시간도 더 오래 걸렸던 것 같다. 솔직한 고백을 하기로 마음먹기까지, 또 기록으로 남을 내 이야기를 꺼내기까지, 많은 용기가 필요했던 것 같다. 혼란스러움을 정리할 시간도 필요했다.

 

내가 받은 것을 나누고 싶은 마음과 내가 그러했듯 한 사람만 관심을 가져줘도 변화가 시작된다는 믿음으로 발을 내딛었지만,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 사전모임은 나 자신에 대한 불신으로 걱정 가득한 시간을 보냈고, 첫 시간은 온 몸에 힘을 주고 들어갔고, 잘하고 싶은 마음에 다른 부분에 더 신경을 쓰지 못하고 놓친 순간들은 끝까지 안타까웠고, 끝나고 난 뒤 다시 올라온 부정적인 감정들과 습관적인 행동패턴은 또 한번 스스로를 좌절하게 했다.

 

얼마 전, 와일드라는 영화를 봤었다. 주인공이 발톱을 뽑는 장면이 나오는데 신발이 작은 것도 모르고 발톱이 빠질 지경이 될 때까지 신고 걷다가 일어난 결과였다. 주인공은 새 신을 주문해서 신고 다시 걷기 시작하면서 "평범한 발을 가진 아이조차 새 신발이 생기면 세상과 사랑에 빠진다."라는 글을 쓴다. 비로소 자신에게 맞는 신발을 신고 다시 편하게 걸으며 세상을 새롭게 만나는 그 장면이 나중에도 자꾸만 떠올라 울컥했는데 지금 이 글을 쓰면서도 떠올랐다. 나도, 참여자들도 몸과 마음이 망가질 때까지 과거의 방식, 습관을 유지하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아플 때까지 모르다가 이제야 만났다는 생각에 안쓰러운 마음, 이제라도 만나 다행이라는 생각이 교차했다.

 

맘프를 통해 참여자가 되었을 때 새로운 세상을 만났고, 치유활동가로서의 더 깊은 경험을 하며 확인을 했는데도 다시 익숙한 방식으로 나 자신에게 못된 말을 하고 행동하는 모습이 분명 나에게는 좌절이었다. 하지만 달라진 점도 있다. 그 좌절감을 마주하고 받아들이고 견디고 있다는 점이다.

 

이 또한 과정일 것이다. 회복의 과정은 일직선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새로운 세상을 경험한 시간에 비해 뼛속깊이 세포 하나하나에 박혀있는 기억들이 훨씬 오래되고 습관화 되어 툭하면 이렇게 다시 돌아오고 아직까지 순간적으로 제어할 수 없다는 것도 인정하게 됐다. 머리로 아는 것이 몸으로 내려오기까지, 마음으로 느낀 것이 행동으로 옮겨져 꾸준해지기까지, 시간이 더 필요할 거라는 것도 깨달았다.

 

치유활동이 끝나고 믿어지지 않는 변화라던가, 한순간 내 삶이 아름답게 바뀌어가는 기적 같은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하지만 적어도, 당연하다 생각하고 경험해왔던 어둡고 위험한 세상과는 다른 따듯하고 안전한 세상도 있다는 것, 그리고 그 세상을 걸을 때 신을 수 있는 각자에게 맞는 신발도 있다는 것은 나와 우리 모두 알게 되지 않았을까?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 경험 해 나아가겠지. 그 경험이 계속 쌓이다보면 익숙함 빼고는 나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낡은 신발을 내다버리는 날이 오거나, 그런 일이 있었나하고 희미해지는 날이 오지 않을까? 그래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에게 꼭 맞는 맘프라는 신발을 신고 사람들과 기대어 이 길을 계속 걸어보려고 한다.

 

글 : ‘누구에게나 엄마가 필요하다’ 중랑구 '나편' 치유활동가 한보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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