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낌나누기

|  자신의 마음에 집중하고 자신의 마음을 이야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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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얘기를 하다보니까 어디까지 내 이야기를 해야 하는지 고민이 돼서, 겉핥기식으로 말을 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다른 분들이 자기의 얘기를 잘 나누고, 또 잘 들어주는 모습을 보면서 다음 시간에는 좀 더 안전하게 내 얘기를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꽃길을 따라 걸어 들어온 것, 정성스런 밥상까지 내가 이런 대접을 받아도 되나? 조금은 어색하고 얼떨떨해요."

"또래 친구랑 카페에 와서 편하게 얘기하는 느낌이 들었어요. 처음 만난 분들이 내 얘기에 귀 기울여주고, 어떠한 편견 없이 고스란히 내 말을 들어주는 느낌이 들었어요. 처음에 올까 말까 망설였는데 오길 잘한 것 같아요."

1회차 전체나누기 할 때 청년들이 나눴던 이야기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말들이다. 안전하다는 느낌을 받았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내 마음도 안심이 되면서, 첫 단추를 잘 채웠다는 느낌에 긴장되었던 마음이 실타래 풀어지듯 편안해졌다. 리더, 밥상, 오퍼레이터, 자워활동가, 사무국 쌤들 서로가 마음의 합과 손발이 잘 맞아 떨어져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준비되고 진행되었다. 무엇보다 공감인이 헤이그라운드에 둥지를 틀게 되면서 맘프를 할 수 있는 여건이 눈에 띄게 좋아진 점이 좋은 영향을 주었다. 깨끗한 시설, 편리한 교통, 은은한 조명, 원탁 테이블, 편안한 의자, 주방까지.. 맘프를 하기에는 최적의 환경이다. 여건이 좋아지니 활동가들이 불필요한 에너지를 쓰지 않고, 그만큼 참여자들에게 집중하고 주목할 수 있어서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

두 번째 만남에서는 <눈물도 말이에요> 마중물 이야기를 본 후, 참여자들의 눈가가 촉촉해졌다. 어떤 마음으로 오셨는지, 영상을 보면서 어떠셨는지 묻자 눈시울이 붉어졌다.

"눈물을 흘리던 그는 내게 왜 우냐고 다그쳤어요. 나는 그때 눈물로 말하고 있었는데 말이죠. 영상을 보면서 그때 받지 못했던 위로를 이제야 받는 느낌이 들었어요.",

"저는 지난 한주간 잘 지내지 못했어요. 주위에 내 편이 아무도 없는 것 같아 서러웠어요. 울지 말자고 나를 더 옥죄였는데 울어도 된다는 말에서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어요."

한 사람 한 사람 얘기를 들으면서 '청년들이 참 힘겹게 살아가는구나. 간신히 버티고 있는 거구나..' 싶어 안타까운 마음이 들면서 20~30대를 오리의 물속 발길질 같은 심정으로 살아왔던 내 모습과 오버랩이 되었다. 내가 나를 보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면서 가슴이 순간 울컥했다. 나만 그런게 아니었구나..

세 번째 만남을 앞두고 청년들의 <잊을 수 없는 밥상> 글에 푹 빠져 살았다. 밥상 이야기 속에는 가슴 아팠던 순간, 그때의 기억이 진하게 배어있었다. 한 참여자의 글 앞에서는 읽고 생각하다, 다시 또 한 글자 한 글자 눌러가며 읽었다. 어떤 참여자의 글에서는 내 어린 시절의 생각들이 영화 필름처럼 스쳐 지나갔다. 참여자들과 이야기를 주거니 받거니 하다 보니 5회차를 하는 느낌마저 들었다. 그만큼 참여자들의 깊은 속마음이 드러났고, 또 그 마음이 공감되면서 이야기는 댓글로 깊이 이어졌다. 나는 잊을 수 없는 밥상으로 <중학교 시절 엄마가 싸다준 도시락> 글을 그동안 참여자, 진행, 밥상, 오퍼레이터, 자원활동가로 활동하면서 여러 차례 나눴었다. 그런데 이번에 처음 올라온 느낌, 멈칫하게 되는 부분이 생겼다. 참여자들의 댓글은 '엄마의 모성애가 느껴졌다, 그때 어머니가 어떠~ 했겠다' 등 대체로 엄마를 향한 느낌으로 채워졌다. 글을 쓴 건 나인데 정작 나에 대한 반응은 상대적으로 적고 엄마에게 향해 있어서 순간 '이건 뭐지?' 싶었다. 그래서 내가 쓴 글을 다시 보니.. 정작 그 순간 엄마 곁에 있었던 나는 어땠는지, 그걸 바라보고 마주하고 있던 나는 어떤 마음이었는지를 주목하지 못하고 있었구나.. 싶었다. 그때 엄마는 그랬는데 그 곁에 있던 나는 어땠는지를 미처 거기까지는 바라보지 못하고 있었다. 내가 나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네 번째 자기마감 시간. 내 자신에게 해주고 싶은 말을 쓰는 참여자들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마음이 뭉클했다. 내가 나에게 진심으로 말하고, 안고, 토닥이는 모습이 내 눈에는 참 치유적이고 따뜻한 풍경으로 비춰졌다. 그 여운이 지금까지 남아있는 느낌이다.

전체 나누기 시간에 인상 깊었던 이야기는 “우리 모두가 전문가가 아니어도 일반 사람들이 모여 만들어내는 치유의 힘이 굉장한 것 같아요. 치유의 열쇠는 자기 자신이 쥐고 있다는 것을 느꼈고 매번 엄청난 힘을 얻어 가요. 너무 고맙고 감사해요”, “내가 나에게 처음으로 말을 해봤어요. 내가 나를 위로하는 것이 처음이라 느낌이 묘했어요.”였다. 한 사람 한 사람의 말을 들으며 ‘아.. 4주 동안 마음을 담아서 함께한 시간이 결코 헛되지 않았구나. 내 진심이 전해졌구나.’ 하는 생각에 안심이 되었고 마음을 표현해준 쌤들에게 고마웠다.

어떤 참여자는 "나는 정작 무덤덤하고 아무렇지도 않은데, 왜 이렇게 사람들이 화를 내고 그러지?" 감정을 강요받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 불편했다고 말했다. 그때 나는 ‘그랬구나, 그럴 수 있죠~’라고 고개를 끄덕였지만 한편으로는 자기감정을 있는 그대로 못 느끼고 있는 것이 의아하기도 했다. 자기 얘기를 다른 사람 이야기 하듯이 말하는 느낌도 들었다. 그러면서 한편으론 내가 조금 앞서 걸었던 것 같아서, 남은 기간에는 조금 뒤따라 걸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그렇게 내가 나를 돌아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어서 다행이었다.

다섯번째 만남. 참여자들이 원사례자에게 주목하고 사연에 집중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바른 말을 하기보다 자신의 느낌과 감정을 나누는 모습이 자연스러워보였다. 다행이다. 5회차 첫 번째 사연은 어린 시절 아빠로부터 받았던 상처에 대한 이야기였다. 힘들었던 어린 시절의 이야기를 가만히 바라보다보니 자연스레 나의 어린 시절 그때 그 기억이 떠올랐다. 참여자 사연에 함께 울고 웃다가.. 내가 나에게 또 주목해 볼 수 있다는 사실이 신기하기도 하고 다행이기도 하고 가슴이 답답하기도 하고 먹먹하기도 했다.

마지막 여섯 번째 만남. 마지막 사연으로 이야기를 나눈 후, 노래를 함께 부르고, 수료증을 전달하고, 6주간의 발자취가 담긴 동영상을 보다가 자연스럽게 전체 나누기로 이어졌다.

"저는 제가 뭔가를 해야 된다는 생각이 많았어요. 여기에 와서도 내 속마음을 말해야 돼. 나를 드러내야 돼. 스스로 그런 생각을 했는데.. 마지막 시간이 되니까 뭔가를 하려고 하지 않아도 되는구나. 내가 나를 가만히 놔둬도 되겠구나.. 싶더라고요. 내 자신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어요."

"소속, 직업, 나이, 학력에 관계없이 내가 어떤 사람인지.. 나라는 사람에 집중하면서 얘기 나눌 수 있는 자체가 참 좋았어요. 그리고 준비해주시는 분들이 따뜻하게 부담스럽지 않게 대해주셨는데 그래서 더 편안하게 제 감정을 말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같은 조 쌤들이 빠지지 않고 잘 나와서 안정감도 들었어요."

"다른 참여자를 보면서 매주 변해가는 모습을 실제로 느꼈어요. 그렇게 치유되어가는 과정을 보는 것이 저는 참 좋았어요."

"저는 상담 심리가 전공인데, 이런 프로그램이 있다는게 참 좋았어요. 한편으로는 제가 배워왔던 것과 충돌하는 부분이 있어서 그런 간극 때문에 갈등이 되는 지점도 있었어요. 그런데 다른 참여자의 변화되는 모습을 보면서 많이 뭉클했어요. 상담이라는 형식을 갖추지 않고도 참여자 스스로 내면의 힘으로 이겨내고 헤쳐 나갈 수 있다는 것이 대단한거 같아요. 여기서 얻어 가는게 많네요."

"상담을 받으려면 갈 수 있는 곳이 병원, 상담소밖에 없는 줄 알았어요. 그런데 이제 그곳에 가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집밥을 만들어먹듯 이제는 저 스스로도 할 수 있다는걸 알게 되었어요. 집에서 혼자 생각하다 눈물이 나기도 했어요. 다시 살아난다는 느낌도 들었어요. 저를 있는 그대로 봐주고 진심으로 멋있다. 괜찮다, 좋다고 얘기해주니까 정말 너무 고마웠어요."

마지막 전체 나누기를 하던 참여자들의 한마디 한마디를 들으며 가슴이 울컥했다. 그 동안 활동하면서 밑 빠진 독에 물을 붓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던 적도 있었는데, 이번에는 항아리에 물이 가득 채워진 느낌이 들었다. 내가 정말 중요한 일을 했구나 싶었다. 진행 치유활동가로 청년들과 함께하길 잘했다. 

이번 청년편의 가장 큰 수혜자 바로 내가 아닐까?!

글 : ‘누구에게나 엄마가 필요하다’ 2기 김동민 치유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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