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마음에 집중하고 자신의 마음을 이야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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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나 엄마가 필요하다(이하 맘프)’ <나편> 참여 후기를 부탁받은 날부터 한 주 동안, 첫 문장을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고민이 많았습니다. 이동하는 시간에도 잠시 쉬는 시간에도 한참을 고민하다 쓰고 지우고를 반복했습니다. 일주일은 넘기지 말아야 할 텐데 걱정도 하며 어젯밤에도 내용을 떠올리다 정리가 안 되어 뒤척거렸습니다. 이쯤 되니 무엇이 날 이렇게 고민스럽게 만드나 싶었습니다. 잘 써야 할 것 같고, 어떤 양식이 있을 것 같다는 생각 때문이었나 봅니다. 또다시 올라온 두려움을 마주하고 스스로에게 말해주었습니다. 

‘괜찮다고. 어떻게 써도 괜찮을 거라고.’ 이것이 맘프 <나편> 에서 경험하고 얻은 결실입니다. 

첫 시간은 당황스러움, 어색함, 그 와중에 올라오는 울컥거림이 기억으로 남아있습니다. 따듯한 것 같기도, 편안한 것 같기도 하면서 한편으로 내가 이런 자리에서 이런 대접을 받아도 되나 싶은 무의식적인 두려움도 올라왔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혼란스러운 감정으로 지낸 뒤, 조금 더 몸에 힘을 빼고 솔직해 지자 다짐하고 만난 두 번째 시간.  이 날부터였던 것 같습니다. ‘괜찮아. 너의 잘못이 아니야, 괜찮아.’라고 스스로에게 진심으로 말해주기 시작한 게….

머리로 알고 있던 것들, 끊임없이 정리했던 생각들. 강의를 듣고 책을 찾아보며 미친 듯이 뒤적거렸던 시간들. 그 시간들이 보상받는 느낌이었습니다. 어떤 지식도, 가르침도, 객관적 사실도, 정보도 중요하지 않은 시간이었습니다. 그 앞에서 내가 틀릴까 봐, 내가 또 잘못 생각하고 있나 위축되고 부끄러워하거나 두려워하지 않아도 되는 시간이었습니다.

깊숙이 묻어두었던 어쩌면 마주하고 싶지 않아서 외면하던 부모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과 뼈가 시리는 결핍감을 꺼내어 같은 조원들과 함께 바라보는 시간을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혼자였다면 시도하기 어려웠을 겁니다. 우리는 서로에게 어느새 기대고 의지하며 함께하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힘이 되는 시간들이 지나고, 가능할까 싶었던 ‘나’와의 ‘직면’이 언제 어떤 곳에서 경험했던 것보다 생생하게 펼쳐지는 시간이 찾아왔습니다.

다 내려놓고 부족한 나대로, 어리숙하고 서툰 마음 그대로를 내보였고, 그 모습이 받아들여졌습니다. ‘엄마성이란, 이런 거구나. 엄마의 품에서 아기들이 이렇겠구나.’ 한바탕 울음을 터뜨리고 모두가 어르고 달래주는 둥근 품 안에서 한숨 고르고 쉬다가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방긋 웃게 되었습니다. 놀라운 시간의 연속이었습니다.

마지막 6회차 시간엔 늘 조용조용 말하던 제가 격양된 목소리로 평소 혼자만 해왔던 생각을 참여자들 앞에서 전하며, 헤어짐의 순간에 그동안 경험했던 이별들처럼 슬퍼하거나 아파하는 것이 아니라 또 다른 기대감으로 설레는 변화를 경험했습니다. 

여전히 저는 상처가 많고 부족하고 서툽니다. 하지만 이제 흔들릴 때 중심을 잡아야 할 이유가 생겼고, 다시 무너지고 방황하게 돼도 돌아갈 곳을 떠올릴 수 있게 된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이 괜찮다고. 정말 다 괜찮고. 괜찮지 않아도 괜찮다고 말해줄 수 있게 되었습니다. 분명한 건, 그 시간 동안 혼자가 아니었기에 가능했다는 겁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깊은 곳에서 목구멍까지 묵직하고 따듯하게 차오르는 감사함을 느끼며 이 글을 마칩니다.

글 : ‘누구에게나 엄마가 필요하다’ 2017 중랑구 하반기 한보람 참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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