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마음에 집중하고 자신의 마음을 이야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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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나는 쾌활하고 밝은 아이이고 대중의 관심을 받고 싶었다. 또한, 착한 아이라는 칭찬 듣기를 좋아했다. 할머니와 할아버지, 삼촌 고모 엄마, 그리고 딸 여섯. 직업군인인 아빠는 한 달에 한 번 정도 집을 오는 상황이었다. 큰며느리로 아들을 낳지 못했다는 죄책감, 외로움은 엄마를 알코올중독이라는 늪으로 빠지게 했던 것 같다.

 

어릴 적 엄마의 모습은 일주일 중 3~4일은 숙취로 누워 계셨고, 다른 날은 술을 마시는 횟수가 많았다. 어느 날 집이 시골 강가 근처인데 동네 어르신이 엄마가 강가 쪽으로 가더라는 말을 전해 주셨다. 급히 강가 주위를 찾고 다녔는데 깊지 않은 곳에 엄마는 술에 취해 정신을 잃고 있었다. 이러한 가정환경은 나를 성인(어른)아이로 자라게 했다. 나의 감정을 잘 표현하지 않고, 가면을 쓰고, 혼자서 힘듦을 감당하는 어른아이. 

 

간호학을 공부하면서 난 정신과 간호사가 되었다. 그러나 아직도 다른 사람들의 눈치를 보고 타인에 의해 감정이 좌지우지되는 경우가 많았다. 불과 작년까지만 해도 나의 마음을 잘 제어할 수가 없었다. 직장에서도 불만이 쌓여서, 집에서도 불만투성인 내가 싫었다. 자존감이 낮아 타인의 눈치를 보는 생활을 잠시 쉬어야 할 때가 왔다고 생각했다. 

 

그때 ‘누구에게나 엄마가 필요하다(이하 맘프)’를 알게 되었다. 알 수 없는 이끌림으로 중랑구에서 실시하는 ‘맘프’에 참여했다. 총 6회차 중 2회차부터 내가 생각했던 나의 기억과 추억은 낯선 기억으로 이끌기 시작했다. 이게 뭘까? 지금까지의 추억이 나는 힘들었고, 두렵지만 나를 보게 되었다.

 

프로그램이 진행될수록 머리에서부터 뭔가가 손끝으로 빠지는 느낌이 들었다. 편안하기도 하고 그러나 또한 무거운 감정들이었다. 아프지만 나의 과거와 그때의 느낌을 마주 볼 용기가 조금 생기기 시작했다.  

 

얼굴을 가까이서 볼 수 있는 커다란 거울을 구매했다. 거울 속의 내가 예쁘고 든든하게 느껴지는 날이 많아졌다. 다른 사람으로 인한 감정의 기복이 좀 줄어든 느낌이다. 이런 변화가 맘프로 기인한 기분 좋은 경험인 것만은 사실이다. 

 

나를 소중하게 생각하며 주변을 살피고, 어떤 자극이 아픔으로 다가와도 이유와 원인을 찾고자 노력을 한다. 나를 둘러싼 불편한 현상으로 욱했던 감정에 차분히 대처할 수 있는 내가 되길 바란다.

 

맘프 진행을 위해 애써주신 모든 관계자, 치유활동가, 자원봉사자분께 감사하고 이 프로그램이 알려져 많은 분이 경험을 할 수 있다면 더 건강하고 급하지 않은 사회가 되지 않을까? 

 

나를 느낀다는 것은 용기가 필요하고, 그 용기를 기반으로 자신을 단단하게 할 수 있을 것이다. 두려웠지만 행복한 경험이다.

 

글 : ‘누구에게나 엄마가 필요하다’ 중랑구 김용안 참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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