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마음에 집중하고 자신의 마음을 이야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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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지난가을 ‘누구에게나 엄마가 필요하다(이하 맘프)’ 강동구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이춘화라고 합니다. 현재는 도봉구보건소에서 진행하고 있는 맘프 밥상자원활동가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마흔 중반의 제 삶은 맘프 참여 이후 새로운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울고 웃으며 치유 받은 경험으로 한결 가벼워진 느낌입니다.

 

서울시민 힐링프로젝트 ‘누구에게나 엄마가 필요하다’는 정말 우연한 기회에 알게 되었습니다. 사춘기 큰딸을 키우며 갈등하고 부족한 엄마라는 생각에 우울한 마음이 들었을 때였습니다. 다양한 연령층의 인생경험을 한 엄마들을 만나고 싶어졌습니다. 그래서 곧바로 신청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노원구 주민인 저는 지역주민만 신청가능 한 것으로 알고 포기하려다 이번 기회가 아니면 안 될 것 같아 타 지역 주민도 가능하다면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고, 나중에 보건소 연락을 받고 정말 기뻤습니다.

 

1회차 만남이 있었던 첫날. 넓은 보건소 강당이 참 낯설었습니다. 그러나 어색함도 잠시 천으로 씌운 깨끗한 테이블 위에 놓인 따뜻한 촛불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따뜻하게 느껴졌습니다. 함께 놓인 꽃도 더없이 반가웠고요. 여러 치유활동가분께서 웃는 얼굴로 맞이하여 주시던 모습과 차분한 음악과 시 그리고 영상들이 어우러져 이곳에 머물러 있는 동안 어느 곳에서도 경험 못 했던 평온함을 느꼈습니다. 

 

각상으로 준비되어 가지런하게 놓인 반찬들. 직접 나의 자리까지 가져다준 밥상이 감사하면서도 참으로 어색했습니다. 처음 보는 낯선 사람들과 서먹하게 밥 먹는 새로운 분위기가 살짝 불편했습니다. 눈인사 겨우 한 후, 소박하면서도 친정엄마가 해주신 듯한 정이 느껴지는 개별밥상을 받으니 기분이 얼떨떨하면서도 귀한 대접받는 느낌이 좋았습니다. 밥 먹으며 어느새 긴장이 풀리니 다른 분들과 편안해지고 서로의 안부도 묻고 관심을 갖게 되고 내 앞 참여자분의 이야기에 경청하고 싶어졌습니다. 

 

음악이 깔리고 모래시계를 보며 나의 이야기를 꺼내 보이고 다른 사람들의 살아온 이야기도 들으며 점점 숨겨놓은 감정을 툭툭 꺼내 보이는 일들이 낯설지 않게 되었습니다. ‘이곳에 용기 내어 오기를 잘했구나’라는 생각이 참여할수록 들었습니다.

 

제가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치유를 경험한 시민이 또 다른 시민을 치유하는 ‘깊고 소박한 치유 릴레이’라는 점이 저를 6회차 내내 위로와 안정을 주었습니다. 치유활동가 한 분이 보내주시는 눈빛 하나 행동하나 참여자 입장에서 생각해 주시는 모습도 정말 기억에 남습니다. 

 

매 회차 짜임새 있게 진행되는 프로그램이 매주 설레고 기대되는 마음으로 1시간이 넘는 이동 거리에도 올 때마다 든든한 지원군들을 만나러 가는 듯해서 발걸음이 저도 모르게 빨라졌던 걸로 기억이 납니다.

 

2회차와 5회차 때 엄청 울었습니다. 살면서 저를 잘 다독이며 마음의 상처가 아물었을 거로 생각했는데 그러지 않았습니다. 지난 그 상황으로 돌아가 구체적으로 이야기하는 동안 정말 저는 그때의 시간 속에 서 있는 듯했습니다. 살면서 속 깊은 이야기를 어느 누군가와도 나누지 못했습니다. 지난 세월 내 마음속 구석구석에 쌓여있는 해결되는 못한 감정의 조각들이 남아있는지도 모르고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았던 것 같습니다. 비난, 충고, 조언 이러한 모든 것들이 안 좋다는 것을 알면서도 내 아이에게는 엄마라는 이름으로 많이 하며 살았습니다. 내 아이도 나만큼 상처받았겠구나 진심으로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6회차의 모든 맘프 프로그램이 끝나고 심신이 한결 편안해진 상태로 참여자에서 조금 더 마음의 씨앗을 키우고 싶어졌습니다. 현재는 맘프 치유활동가가 되어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2017년 상반기 도봉구 맘프 프로그램 자원활동가로 활동하며 밥상, 진행, 리더치유활동가와 봉사자분들, 보건소 관계자분들과 시간을 함께하고 있습니다. 섬세한 정성과 준비로 채워지는 지금의 이 순간들이 너무 행복합니다.  

 

맘프 참여자에서 맘프 치유활동가로 활동하면서 느낀점 또 하나는 내가 사람들 한분 한분의 눈빛, 손길 하나하나에 관심과 애정이 깃들어져 간다는 것입니다. 내가 특별히 억지로 무엇인가를 끄집어내려 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나를 이곳에 온 시간에만 집중한다면 나를 만나는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더 많으신 분들이 ‘누구에게나 엄마가 필요하다’에 참여하는 기회가 많아져 함께 건강한 하루를 맞이했으면 하는 생각이 듭니다. 맘프 참여를 통해 저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갖게 되었고 타인을 깊이 따뜻한 눈으로 바라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모든 인간은 개별적 존재이며, 동시에 모두 치유적 존재’ 대전제에서 출발하는 맘프로젝트! 응원합니다. 그리고 계속 함께할게요. 맘프에 혼자 씩씩하게 가서 적극적으로 참여했던 저의 용기에 박수 보냅니다.

 

글 : ‘누구에게나 엄마가 필요하다’ 치유활동가 이춘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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