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마음에 집중하고 자신의 마음을 이야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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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2016년 은평8기로 ‘누구에게나 엄마가 필요해(이하 맘프)’ 프로그램을 수료하였습니다. 처음 참여할 때는 어머님이 돌아가신지 8년여 정도 지난 시점이라 마음에서 많이 내려놓았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어느 순간 문득문득 떠오르는 ‘엄마’가 생각날 때마다 코끝이 찡해짐을 느끼곤 하였습니다.

 

‘누구에게나 엄마가 필요해’ 첫 회기 들어가던 날, 저를 맞아 주시던 선생님들의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반갑습니다. 어서오세요~” 자리를 안내해 주시고 마실 물을 갖다 주었습니다. 한숨 돌리자 정성 어린 밥상을 준비해 주시며 “맛있게 드세요, 부족한 것 있으면 말씀해 주시고요.” 정말 천사가 날아다니듯 여기저기 밥상을 나르는 모습이 감동이었습니다.

 

식사 후 맘프를 소개하고 참여자 자신을 소개하는 시간에 마중물 영상으로 무지개를 띄워 주셨던 것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저도 모르는 사이에 가슴 속 깊은 곳에 묻혀 있던 무엇인가 꿈틀대기 시작하였습니다. ‘엄마’라는 단어가 나를 뒤흔드는 느낌, 그냥 늘 곁에 계셔 주실 것 같은 엄마가 떠나시고 난 빈자리가 아직 그대로였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리고 더 많이 감사하고 더 많이 사랑을 고백하지 못한 것 같아 무거움이 목구멍을 타고 올라옵니다.

 

그리고 회기를 거듭하면서 다른 참가자들의 이야기를 듣고 공감하며 위로를 받는 시간으로 이어졌고 마음의 빗장이 풀려 편안해 질 때 수료를 하게 되어 아쉬웠습니다. 동료들과 친밀감을 좀 더 다지고 싶고 뭔가 더 깊이 만날 수 있을 것 같은 분위기에서 헤어지게 된 느낌이었습니다. 

 

그 후 서울시민 힐링프로젝트 사무국에서 주관하는 ‘치유원리 구조 특강’을 듣고 6주간의 프로그램이 정리되는 한편 두려운 마음도 들었습니다. 그다음 단계는 ‘치유활동가’로 향하게 되는데 다른 이들의 이야기를 가감 없이 듣고 판단, 분석, 충고, 비판하지 않고 공감하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이 아님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잠시 마음이 흔들려 주저앉고 싶기도 했습니다. 그때 ‘어르신공감단’ 활동을 전해 듣고 용기를 내어 참여하고자 했습니다.

 

수색동 경로당에서 어르신 한 분과 마주앉게 되었습니다. 지금도 생각납니다. 너무나 일찍 혼자 되셔서 4남매를 키워내신 할머니의 이야기. 아들 하나가 결혼에 실패하여 함께 살고 있다고 하시며 마치 자신의 인생을 실패한 듯이 수줍게 이야기하시던 모습. 그러나 어르신께서 할 바를 다하셨고 훌륭히 잘 사셨다고 지지해 드리며 당당하게 이야기하시면 좋겠다고 말씀드렸더니 활짝 웃던 천진한 모습이 떠오릅니다.

 

어르신을 맞으려 문 앞에 대기하다가 만난 분과 인사를 나누고, 함께 자리로 향하는데 갑자기 ‘여기 대표 누구야?’라고 하시며 프로그램 책임자를 찾는 것을 보고 “왜 그러세요? 무엇이 필요하신가요?”라고 여쭙자 “내가 오늘 일찍 가야하기 때문이야”라고 하셔서 확인해 드리고 자리에 앉았는데 마음이 불안했습니다. 30~40분 만에 일어나셔서 프로그램 분위기를 파장으로 만들면 어쩌나 하는 노파심이 생겼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것은 저의 선입견이라는 것을 이내 깨닫게 되었습니다. 어르신은 이야기를 털어놓으시며 호응을 잘해 주셨습니다. 어르신 세대의 경제적 어려움은 공통으로 안고 사셨던 시대이기도 하지만 여러 면에서 더 힘들었던 이야기를 솔직하게 잘 풀어내셨습니다. 시댁 어른과 단칸방에서 시작한 결혼생활, 남편의 경제적 무능력에 대한 힘듦으로 더 억척스럽게 사셨던 이야기, 전 재산을 버스에 두고 내려 잃어버린 가슴 아린 이야기 등을 거미줄처럼 줄줄 엮어내셨습니다. 그러나 6남매를 잘 키워내신 지혜 앞에 머리가 저절로 숙여졌습니다. 어르신들보다 조금 경제적으로 성장하여 편안한 생활을 해 온 저로서는 어르신의 당당함, 지혜를 배우는 하루였습니다.  

 

두 번째 만남은 반갑게 서로 인사를 한 후 손을 잡고 자리에 앉아 2주간의 생활을 나누며 더 깊은 대화가 이어졌습니다. 친정아버지의 삶의 방식으로 인해 힘들었던 이야기, 어머님은 병환으로 일찍 세상을 떠나신 가슴 아픈 이야기 그로 인하여 장녀로서의 어깨가 무거웠던 이야기를 모두 털어놓으셨습니다. 날씨도 촉촉한데 어르신의 이야기를 듣고 저도 어릴 적 아버님이 일찍 소천하신 이야기를 나누며 많은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습니다. 저는 어르신의 이야기를 듣는 내내 “정말 훌륭한 삶을 사셨습니다”라고 칭찬(?)과 반응으로 공감해 드리며 두 손을 잡아 드리자 눈가가 살짝 젖었으나 이내 지금까지 씩씩하게 살아오신 그 모습으로 돌아오는 것을 보고 안타깝기도 했습니다. 어르신이 자신의 감정을 많이 누르고 사셨던 것 같고 충분히 풀어내지 못하신 것은 아닐까하는 마음에서 점점 더 가벼워지시길 비는 마음으로 앉아 있었습니다. 

 

마무리 시간에 ‘딸에게도 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털어놓으니 속이 시원하고 좋다. 젊은 선생님들이 찾아와 주어 감사하다’ 등등 말씀해 주시니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외치고 싶습니다. 

 

‘할머니 경로당’의 어르신들 파이팅! 정말 멋지십니다!!!

 

글 : ‘누구에게나 엄마가 필요하다’ 치유활동가 김정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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