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마음에 집중하고 자신의 마음을 이야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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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약이 계속될 줄 알았는데 회사로부터 이번에는 재계약이 안 된다는 통보를 들었다. 계약이 끝나기 일주일 전에. 갑작스럽게 백수가 되었고 세상의 눈을 피해, 부모님의 눈초리를 피해 나는 방 안에 갇혔다. 나를 위해 울어 준 동료 언니가 많이 보고 싶었다.

 

어느 사연자의 이야기였다. 모임 내내 말 잘하고 똑 부러지던 어느 언니가 사연자가 되어 이야기를 이어갔다. 회사를 그만두고 난 후, 사연자의 세상은 어땠을까? 당시의 사연자에게 사연자의 부모님은 어떤 의미였을까? 청중들의 몇 번의 질문이 이어졌다. 똑 부러져서 언뜻 차갑게 보였던 언니는 이어지는 질문에 마음이 풀어진 듯 눈물을 보였다.

 

마치 내 이야기 인 듯 실제 사연자와 사연자가 되어 이야기하는 언니에게 친근감이 들었다. 사실 질문을 하지 않아도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나 역시 대학교를 졸업하고 직장을 구하지 못했을 때, 이전 직장에서 계약이 만료되었을 때 느꼈던 세상이었다. 자존감은 바닥으로 떨어졌고, 가진 게 없던 나에게 세상의 눈은 냉정했다.

 

청중들이 감정카드를 하나씩 들었다. 토닥토닥 위로해 주는 청중, 내 이야기인듯 공감하는 청중, 그리고 당신이 옳아요, 라고 말하는 청중. 언니에게 청중이 말했다. 지금 당신 모습이 딱 좋다고.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당신 모습 그대로, 이대로가 딱 좋다고. 당신은 잘살아왔다고. 언니는 크게 기뻐했다. 자신의 모습이 틀렸다고 말할까봐 걱정이 되었던 것 같았다. 언니의 부탁으로 당신이 옳아요, 카드를 모두가 들고 사진을 찍었다. 힘이 들 때 꺼내보고 싶다고 말했다.

 

당신이 옳아요, 라고 말한 청중이 그렇게 말을 했던 것은, 그 역시 아무에게도 위로받지 못했을 때 텔레비전에서 나온 그 한 마디가 가슴에 박혔었더랬다. 우리는 모두가 비슷한 고민이 있고 비슷한 생각을 하고 비슷한 아픔을 겪으며 산다. 

 

이 프로그램의 방식을 처음 들었을 때는, 과연 이 프로그램이 치유의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 들었다. 사연을 가진 사연자, 그리고 그 사연을 대신 읽어주는 어느 참가자, 그리고 사연과 관련이 없는 청중들. 자칫하면 어느 누구도 공감 없이 끝나버릴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예상은 완벽히 틀렸다. 자신의 사연을 입 밖으로 꺼내보고 자신의 사연을 거리를 두고 바라봤던 사연자, 그 사연자가 되어 자신의 마음을 풀어냈던 참여자, 그리고 그 사연에 공감하고 함께 울었던 청중. 어느 누구 하나도 남이 되어 겉돌지 않았다. 모두 내 사연이고 내 이야기였다. 

 

프로그램이 끝나고 마음이 편했다. 나와 같은 사람이 있다는 사실은 안정감을 줬다. 나를 냉정하게 바라보던 세상이 사실은, 그 안에 나와 같은 사람을 한껏 품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제 나는 냉정해 보이는 세상을 느낄 때마다, 사실은 그 안에 나와 같은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기억하고 외롭지 않을 것이다. 같은 고민과 같은 힘겨움을 안고 있는 사람들의 따뜻한 위로의 눈길을 느끼며 세상을 잘,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글 : ‘누구에게나 엄마가 필요하다’ 알바상담소 우리편 장유정 참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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