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낌나누기

|  자신의 마음에 집중하고 자신의 마음을 이야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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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도 모르고 눈길 한 번 스친 적이 없는 분들께 “저는 치유활동가입니다”라며 일하다 부딪히는 아픔들, 누군가에게 얘기하길 꺼려지던 속마음을 꺼내 보여 달라고 메일을 보냈습니다. 그 메일을 받는 입장에서는 “이게, 뭐지?” 할 수도 있을 것 같아 글을 부탁하는 것이 너무나도 조심스러웠습니다. 치유릴레이에 함께하면서 옆에 있는 누군가가 웃으면 따라 웃고 찌푸리면 덩달아 맘이 불편해지는데, 소방공무원들과 함께하는 ‘우리편’을 진행하려니 걱정이 앞섰습니다. ‘내가, 잘 할 수 있을까? 괜히 한다고 했나? 생과 사를 넘나드는 구조와 응급처지 현장에서 타들어갔을 그 맘들의 조각에 상처나 덧내지는 않을까?’ 하는 온갖 생각에 제 맘도 엉키는 듯 했지요.

 

첫 번째 메일을 보냈을 때는 119라는 일의 특성상 담담하게 받아들여야하고, 특별히 힘든 일 없다며 애써 태연한척 옷에 묻은 먼지를 툭툭 털듯이 답장을 보내주더군요. 어떠한 감정도 내비치지 않고 말입니다. 조금만 더 구체적으로 생생하게 얘기해 달라고 하자 그때서야 바쁜 업무 중에도 몇 분이 얘기를 보내왔습니다. 그러면서도 한 결 같이 늦게 답을 보내 미안하다는 얘기와 함께요. 그림을 그리듯이 생생하게 쓴 얘기도 있었고, 짧은 몇 줄의 사연 속에도 그 힘들었을 그 상황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무거운 얘기도 있었습니다. 저녁 늦게까지 보내온 사연을 하나하나 읽고 또 읽으며 글을 보내주신 그분들의 마음을 헤아리고 시연할 사연을 골랐습니다.

 

하나는 화재와 구급 현장에서 늘 부딪히는 죽음을 대하면서 느끼는 이야기를, 또 하나는 할머니의 삶과 죽음에 대한 얘기를 가지고 참여자들을 만났습니다. 소방 현장에서 많이 대하는 죽음에 대해서 먼저 이야기를 시작했는데 쉽지 않았습니다. “그 어린 아이가 우는 모습을 보면서 어떤 마음이 드셨어요?”라고 하면 마음을 표현하기 보다는 응급처치 매뉴얼이 먼저 튀어나오고, 소방공무원의 의무감과 결의가 먼저 얘기되어지는 그 상황이 슬프기 까지 했습니다. 저한테 보낸 메일에는 죽음을 대하고 잠도 못자고, 악몽을 꾸는 어려움을 호소했던 분들인데 말입니다. 입 밖에 꺼내지 못하는 그 상황에 조마조마했습니다. 

 

“우리는 괜찮다. 안 그래도 힘든데 왜 우리에게 힘든 얘기 시키나, 여기가 청문회장이냐, 힐링하러 왔는데...” 참여자들은 원망스런 눈빛을 보냈습니다. 저는 그렇게 불편한 것을 얘기해 줘서 고맙다며 ‘건강한 불편함’에 대해 얘기했습니다. 당연히 짊어지고 가야할 십자가의 무게에 억눌리고 딱딱하게 굳어버린 그 마음을 좀 더 꺼내고 많이 녹여내지 못하는 안타까움에 제 맘도 딱딱해져 가는 것 같았습니다.  

 

잠시 쉼을 가지고 두 번째 이야기로 이어갔습니다. 그 이야기는 가족 내에서 그림자처럼 살다가 길거리에서 사고로 생을 달리한 할머니에 대한 생생한 얘기였습니다. 이야기를 읽어 나가던 시연자는 감정이 올라와 목이 메어 사연을 다 읽기도 전에 눈물을 흘렸습니다. 가족이란 울타리 안에 있으면서도 맘을 나누지 못하고 외롭게 살아 간 할머니의 얘기 속에 어떤 분은 자신의 할머니를 떠올리고, 어떤 분은 시골에 계신 아버지를 혹은 어머니를 떠 올리며 얘기하고 눈물을 흘리고 마음을 나누었습니다. 

 

처음에 ‘힘든 얘기 왜 시키나’ 했던 분들이 너도 나도 자신의 얘기 보따리를 푸는 모습에 제 맘도 말랑말랑 누그러져 있었습니다. 다들 자신의 감정을 조금씩 펼쳐 보이면서 처음의 굳었던 표정과 달리 얼굴에 미소가 떠올랐지요. 어느새 자신만의 ‘엄마’를 만나고 그 엄마에게 자신을 오롯이 맡기는 것을 경험한 순간이었습니다.

 

글 : ‘누구에게나 엄마가 필요하다’ 치유활동가 조귀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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